최종디자인 시안 완성하고 설계 계약까지 완료하여 이제 도서관 현대화 과정을 한 번 기록해보려 한다.
작년에 학교로 영역단위 공간혁신사업 신청 안내 공문이 왔다. 공문을 보는 순간 ‘아, 또 내가 맡게 되겠구나…’ 하는 예감이 들었다. 이번이 두 번째 공간혁신사업 업무였다. 일복도 참 많다. 매번 하는 말이지만 정말 많다. 하는 만큼 돈이라도 벌어가야 하는데, 이런걸 알아주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 아니나 다를까 교장선생님께서 도서관 공간혁신사업 추진을 원하셨다. 사실 내가 봐도 우리 학교 도서관은 많이 노후화되어 있었다. 처음 학교에 왔을 때 느낌은 정말 ‘백 투 더 90년대’였다.ㅋㅋ
방학 중에는 근무를 하지 못하는 현실 때문에 방학 전에 사업 신청서를 제출해야 했다. 시간적 여유가 없어 급하게 준비하며 신청을 진행했다.
사업 신청 시 가장 중요했던 부분은 바로 ‘사전 의견 수렴’이었다. 학교 구성원의 충분한 의견 수렴 과정을 거친 후 신청해야 하며, 학교 구성원의 70% 이상이 사업 참여에 동의해야 우선순위 선정이 가능하다고 안내되어 있었다. 또한 학생, 학부모, 교직원의 동의 관련 증빙자료도 별도로 제출해야 했다. 구글 설문조사, 교무회의, 전교학생회의, 학교운영위원회, 가정통신문 등 생각보다 준비해야 할 자료가 많았다.
먼저 공간혁신사업 신청을 위한 학교 구성원 대상 사전 의견 수렴 안내장을 배부하였다. 의견 수렴 기간은 이틀 정도로 매우 짧게 운영했다. 당시에는 시간이 촉박해 급하게 진행했는데, 나중에 기간 연장 공문이 다시 내려왔다는 사실…ㅋㅋ
구글 설문지를 활용하여 온라인 설문 참여를 유도하고, 가정통신문을 발송하여 학부모님들도 참여할 수 있도록 안내하였다.

학생, 교직원, 학부모별로 질문 내용을 다르게 구성해 설문을 진행하였다. 특히 학부모 설문에는 공간혁신사업 참여 동의 여부, 도서관에 추가되었으면 하는 기능, 운영 희망 프로그램, 기타 아이디어 등을 포함하였다. 설문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매일 통합메신저로 참여 독려 메시지도 보냈다.
우리 학교는 복도를 포함해 교실 기준 4실 규모로 신청할 수 있어 비교적 큰 금액의 사업비를 신청할 수 있었다. 신청 금액이 커질수록 부담감도 함께 커졌다.
사업의 필요성 부분은 사실 내가 생각한 내용을 중심으로 직접 작성했다. 도와주는 사람이 따로 없으니 결국 내가 원하는 방향대로 쓰게 된다. 신청한 내용 일부를 축약해서 적어 보았다.
- 노후시설 개선 및 활용도 향상 필요
- 이용자 동선 개선 및 맞춤형 서가 제작 필요
- 전선 정리 등을 통한 공간 효율성과 안전성 확보
- 활용도가 낮은 통로 공간을 재구성하여 게시판, 사물함, 신발장 등을 갖춘 연계형 공간 조성
- 유휴공간을 학생 작품 및 예술 전시 공간으로 활용
- 수업·관리·자료·열람 기능을 갖춘 복합 공간 필요
또한 공간 개선 방향과 교육과정 연계 방안, 공간 활용 계획도 함께 작성하였다. 사실 다른 학교들도 비슷하게 작성하지 않을까 싶다.
- 개방형 서가 및 가시성 높은 도서 배치
- 메이커활동, 책놀이, 창작활동이 가능한 다목적 공간
- 태블릿·PC 등을 활용한 디지털 및 스마트 환경 구축
- 교과 연계 독서수업 및 프로젝트 학습 지원
- 학년·교과 융합형 프로젝트 수업 공간 조성
- 북큐레이션 및 독서활동 연계 운영
- 독서의 달, 작가와의 만남, 테마 전시 등 학교행사 연계
- 협력학습과 토의가 가능한 모둠 공간 구성
- 학생 자율활동 공간 및 교직원 협업 공간 마련
좋아 보이는 내용은 이것저것 다 넣어 작성했는데, 실제 현장 실사에서는 계획 내용을 정말 꼼꼼하게 확인하신다는 사실을 나중에 알게 되었다. 그래서 사업계획서는 실제 운영 가능한 내용 중심으로 작성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내가 어떤 내용을 적어 제출했는지 꼭 기억하고 있어야 한다.
갑자기 질문받으면 순간 기억이 안 날 수도 있기 때문에ㅋㅋ
요즘 기억력 저하로 힘들어 하는 나..뭐든 출력해놓고 잘 보이는 곳에 보관 한다 그리고 항상 메모를 한다지..슬프지만 현실인걸..ㅋ
사업비 집행 계획 작성도 쉽지 않았다. 시설비, 운영비, 협의회비가 각각 구분되어 있었고, 운영비는 전체 사업비의 15% 이내, 업무협의회비는 운영비의 5% 이내로 작성해야 했다. 글만 쓰다가 숫자를 보기 시작하니 갑자기 머리가 아파지는 느낌이었다. 정말 행정업무는 숫자와의 싸움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당황스러움의 연속이 시작 될것이다...
신청서 제출하고 선정 안됐으면 하는 마음 반, 언젠가는 해야 할 일이라면 선정되어 쾌적한 환경에서 근무하고 싶다는 마음 반이었다. 지금은 고통 받고 있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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