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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피의일상/그림책

[감기 걸린 물고기] 얘들아 빨간물고기가 감기에 걸렸대! 소문의 진실은?

[감기 걸린 물고기] 얘들아 빨간물고기가 감기에 걸렸대! 소문의 진실은?

박정섭 그림책/ 사계절 출판사

감기 걸린 물고기 책을 보는 순간 감기가 물고기 걸렸다고? 무슨 내용일까 따돌림과 관련된 걸까? 하고 생각해봤어요. 이 그림책도 동화구연 수업에서 처음 접하게 됐었는데요. 동화구연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한 번쯤은 읽어 보고 느껴봐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알록달록한 그림과 장면을 설명하는 글 대신 아귀와 물고기들이 주고받는 구어체는 단순하게 읽히는 그 자체가 와 닿는다고나 할까요. 글자체(타이포그래피)가 보기에도 좋고 기억하기에도 좋았던 거 같아요. 즐거움과 교훈을 다 얻어 갈 수 있는 그런 책이에요.

소문, 거짓말, 따돌림, 집단 이기주의, 소문의 대가 등 이 이야기의 주인공인 아귀와 물고기 떼가 주고받는 대화로만 이야기가 진행돼요.

아귀의 거짓 소문에 휘둘리는 물고기 떼들! 거짓 소문을 들었을 때 어떻게 할까요? 감기 걸린 물고기는 어떻게 소문이 거짓이라는 걸 알아낼까요?  


아귀는 똘똘 뭉쳐 다니는 물고기 떼들을 보고 어떻게 하면 물고기를 잡아먹을 수 있을지 궁리하던 차에 몰래 숨어서 소문을 내기 시작해요. '얘들아~ 빨간 물고기가 감기 걸렸대. 감기 걸리면 열이 펄펄 나잖아 그래서 빨간 거야 그런 것도 몰랐어?' 하고 거짓 소문의 이야기가 시작이 돼요. 물고기들 입으로 소문이 퍼져나가지요. 서로를 의심하며 진위를 따지지 않고 편 가르기와 따돌림이 시작이 되는데 답답한 마음이 들기도 하죠. 이렇게 물고기 떼는 아귀의 먹이가 되면서 '우리한테 옮기 전에 당장 내쫓자!' 하며 나한테 감기가 옮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떠는데 이 부분은 나만 아니면 된다 라는 생각을 가진 이기적일 수도 있는 부분이죠. 그러던 중 검정 물고기가 의심을 하는데 '소문은 누가 내는 거지? 믿어도 되는 거야? 이상하지 않아?...... 하지만 남은 회색 물고기들은 오히려 화를 내며 각성은 커녕 분열이 일어나기 시작해요..... 결론은 어떻게 됐을까요?

너무 과하면 탈이 난다고 했나요? 적당히를 모르면 언젠가 진실이 밝혀지게 되겠죠? 단순한 그림과 글로 재미는 있지만 생각이 많아지고 씁쓸한 여운이 남는 그림책이에요.

학교와 직장 등에서의 험담과 이익을 챙기기 위해 남을 괴롭히는 행동, 죄 없는 사람을 궁지로 몰아서 나쁘게 만드는 거짓 소문과 따돌림, 그런 소문에 휘둘리는 사람들, 진실을 알려고 하지 않고 소문만을 믿고 더 퍼뜨리는 사람들, 요즘 SNS와 익명의 댓글, 카더라 통신은 순식간에 퍼지기 마련이죠. 사회에서 일어나지 않아야 할 일들이 많이 일어나고 있는데 사회의 현실 비판과 풍자가 느껴지는 그림책이 아닌가 싶어요. 소문이 미담이 될 경우도 있겠지만... 안 좋은 소문이 엄청 크게 부풀려져 누군가는 씻을 수 없는 아픔과 고통을 받게 돼요... 언제나 입조심하는 것과 한 번 더 생각하는 자세를 갖고 살아가야 할 거 같아요. 재미있는 이야기를 통해 순수한 마음으로 자라고 있는 어린이들에게 이런 거짓 소문에 대한 경각심을 심어주게 해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과연 나는 어떤 사람인가? 나는 소문만 듣고 그 사람을 평가하고 확인도 하지 않은 채 그 말을 믿어버리고 억울한 사람을 만들어 버리는 것이 아닐까? 관심만 가져도 우리는 진위를 알 수 있다고 봐요. 나라면 저런 상황일 때 어땠을까? 하고 다시 한번 나를 생각해보게끔 하며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 봐야 할 듯해요.